오늘의 시선
메타버스로 떠나는
요즘 시대 문화 기행
글. 편집팀
제페토 ‘힐링 동산’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자신을 대리할 수 있는 존재인 아바타가 활동하는 가상세계다. 물리적 공간과 거리, 시간의 경계를 허문 이곳에서 역사 속 유물, 사람, 특별한 순간들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미래로 달리는 메타버스

세상이 또 달라졌다. 방 안에 앉아 텍스트로만 타인을 만나던 시대를 지나, 현실과 비슷한 풍경의 공간에 나를 닮은 아바타들이 모여 놀거나 일하고 소비한다. 이미 활용한 예도 많다. 마인크래프트(게임) 안에 Blockeley 캠퍼스를 만들어 진행된 U.C 버클리 졸업식, 청와대를 똑같이 복제해 공개한 마인크래프트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 포트나이트(게임) 콘서트, 제페토(ZEPETO, 네이버Z에서 개발한 아바타 플랫폼)에서 열린 블랙핑크 팬 사인회, 미술가와 수집가들을 위한 메타버스 공간 ‘Art&Coffee’, 국립중앙도서관의 ‘실감 서재’ 등메타버스 세계는 현실을 담고 현실을 넘는다.
문화 공연, 스포츠, 관광,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시 분야에서는 구글이 ‘구글 아트 앤 컬쳐(Google Art & Culture)’로 온라인 전시 플랫폼 시대를 열었고 AR앱 서비스를 구현해 실제 전시장에 있는 듯한 체험이 가능하게 했다. 지금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뉴욕 현대미술관, 독일 구겐하임 미술관 등 1800여 곳, 세계 80여 개 나라에 서비스 중이다.

제페토로 경계 허문 시공간

네이버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구축했으며 2억 명 이상이 가입했다. 제페토에는 세계적인 브랜드 구찌, 나이키, MLB 등이 입점했다. 대학교 졸업식, 축제, 야구 출정식 등 오프라인에서 열리던 이벤트들이 온라인에서도 무리 없이 열리게 되었다.
박물관은 물론 지자체의 제페토 활용은 문화재및 관련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유입을 폭넓게 확장시켰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구축한 ‘힐링 동산’

힐링 동산(국립중앙박물관 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은 2021년 6월 대대적인 디지털 전략의 출발을 알렸다. 그 일환으로 구축한 것이 제페토 가상 박물관이다. 소장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2점이 평화로운 자연 속에 놓여 있다. 참여자끼리 실시간 소통도 가능하며 여러 가지 퀘스트를 완수해 반가사유상과 대면한다. 좋은 풍경을 찾아 감상하거나 꽃 들판을 산책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제작해 공유할 수 있다. 말 그대로 ‘힐링 동산’이다.

환영식 행사 무대가 펼쳐진 경교장 앞마당 전경 및 김구 선생 아바타

경교장(서울역사박물관 백범 김구)

서울역사박물은 ‘경교장 월드’를 제페토에 구현했다. ‘경교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구 선생의 집무실이자 숙소로 사용된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로 사적 제4675호다. ‘죽첨장’이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불렸지만 김구 선생이 근처의 ‘경교’라는 다리 이름을 따 개명했다. ‘경교장 월드’에 입장하면 김구 선생이 귀국 당시에 탑승했던 C-47 비행기가 보인다. 참여자는 김구와 이시영을 맞이한 후 야외 행사장에 착석해 인터뷰 시간을 갖고 월드 중앙의 경교장으로 이동한다.
경교장은 총 5개 구역으로 구성되며 실제와 같이 재현되어 생동감을 높였다.

메타버스 제페토 월드맵 속에 구축된 '초정행궁'

세종대왕 초정행궁 121일의 비밀

세종대왕이 초정행궁에 머물렀던 121일의 주요 업적을 콘텐츠화해 제페토에 구축한 ‘초정행궁’이다. 행궁 속 비밀을 찾아 떠나는 여행, 초정행궁으로의 행렬, 초정약수 풍경, 박연과 풍경을 만드는 이야기, 노인들에게 베풀었던 양로연, 청주향교에 책을 하사하는 내용, 초정행궁에 불이 난 이유, 세조의 방문 등다양한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아바타를 움직여 전시물을 보고 유물을 제작한 장인을 만나고, 유물을 사용해보거나 다른 아바타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나만의 전시 공간을 꾸며 공개하고 역사적 사건의 진행 과정에 참여할 수도 있다.
거리를 두고 보기만 하던 ‘관람’의 시대가 지나간다. 어느 유물의 이야기는 우리를 웃게 하고 또 다른 이야기는 울게 할지도 모른다.
그곳에 놓인 전시물이 단순한 사물 이상으로 다가온다. 아, 말 그대로 ‘박물관이 살아 있다.’ 이것이 메타버스로 떠나는 요즘 시대 문화 기행의 발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