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읽어드립니다 - 공간
화승畫僧, 끝나지 않은 이야기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불교회화실’ 산책
글. 유수란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 촬영. 김창구
“하늘이 높은들 달과 별이 없다면 어떻게 헤아리며,
땅이 비록 넓은들 나무와 돌이 없으면 어떻게 쓰겠습니까?
전각에 그림과 무늬가 없다면
하늘이 있어도 헤아리지 못하고 땅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용암 체조龍巖體照(1713~1779),
「설악산 신흥사 극락전단확기雪岳山神興寺極樂殿丹雘記」
  • 불교의 교리와 가르침이 담겨 있는 불교회화는 사찰의 법당을 장엄하게 만드는 그림이다. 사찰에서는 절의 중심인 법당에 신앙적인 구심점이 되는 불상을 모시고 그 뒤에 불화를 걸어 부처의 세계를 아름답게 꾸몄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2층에 위치한 불교회화실은 경전의 내용을 압축해서 그린 변상도 變相圖부터 법당 밖에서 야외 불교의식을 거행할 때 거는 대형불화인 괘불掛佛까지 우리나라 불교회화의 흐름과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빛에 취약한 서화의 특성을 고려하여 불교회화실의 전시품은 6개월에 한 번씩 모두 교체된다.

  • 국립중앙박물관 2층 서화관 불교회화실

이번 2022년 2월에는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과 연계하여 〈화승畫僧-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주제로 전시품을 교체했다.
조선의 승려 장인은 출가한 수행승이자 예술가로 조선시대 문화를 풍부하게 만든 또 다른 주역이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그림을 그리는 승려 장인은 화승만도 무려 2,400여 명에 달한다.
불교회화실에서는 특별전에서 일일이 소개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밑그림에 해당되는 초본草本과 이를 바탕으로 완성한 불화, 예기치 않은 스승과 제자의 만남, 근대에 활동하며 조선 후기 승려 장인의 맥을 이었던 화승의 작품까지 깨달음과 아름다움을 함께 추구했던 화승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 공간은 사찰에서만 만날 수 있는 괘불과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수묵처럼 담백한 수행만 있을 것 같은 조선의 불교문화에는 사람을 압도하는 괘불이 있었다. 괘불이 걸리지 않는 기간에는 초대형 괘불 미디어아트로 조선시대 불화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느껴볼 수 있다. 불교회화에 그려진 부처와 깨달음을 향해 정진하는 보살, 부처의 가르침을 수호하는 수많은 신들의 존재는 그 어느 것보다 다채롭다.

불교회화실 전경과 관람 모습
통도사 팔상도 밑그림  (유성출가상) 通度寺 八相圖 草本  (踰城出家相) 조선 18세기 종이에 먹 구10261 통도사 팔상도 밑그림 (유성출가상) 通度寺 八相圖 草本 (踰城出家相) 조선 18세기, 종이에 먹, 구10261
지장보살과 지옥의 왕 地藏十王圖 석민碩敏 등 5명  조선 1725년  비단에 색 덕수1031 지장보살과 지옥의 왕 地藏十王圖 석민碩敏 등 5명, 조선 1725년, 비단에 색, 덕수1031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 阿彌陀極樂會圖 의균義均 등 4명  조선 1703년  비단에 색 덕수2680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 阿彌陀極樂會圖 의균義均 등 4명, 조선 1703년, 비단에 색, 덕수2680
묘법연화경 그림  妙法蓮華經 變相圖 조선 1422년  감지에 금은니  보물 기탁33 묘법연화경 그림 妙法蓮華經 變相圖 조선 1422년, 감지에 금은니, 보물, 기탁33
시왕도 밑그림  十王圖 草本 신겸信謙 조선 1828년  종이에 먹 구10293 시왕도 밑그림 十王圖 草本 신겸信謙, 조선 1828년, 종이에 먹, 구10293
시왕도  十王圖 신겸信謙 등 2명  조선 1829년  비단에 색 덕수1868 시왕도 十王圖 신겸信謙 등 2명, 조선 1829년, 비단에 색, 덕수1868
불교회화실 실감콘텐츠 '옛 승려와 만나다' 불교회화실 실감콘텐츠 '옛 승려와 만나다'
괘불 미디어아트 ‘부처의 모임-영주 부석사 괘불’ 괘불 미디어아트 ‘부처의 모임-영주 부석사 괘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