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읽어드립니다 - 사람
찰나의 만남
사각 프레임의 예술
한경섭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디자인전문경력관
정리. 편집팀

사람의 첫인상이 3초 만에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처음 마주한 시각적 느낌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박물관, 미술관 등 전시 분야에 있어 첫인상은 포스터가 결정짓는다. 사진, 문구, 색채 등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전시물이 전하고자 하는 분위기와 메시지를 전한다. 예술 작품 못지않은 홍보물 디자인으로 전시마다 이미지를 메이크업하는 한경섭 디자인전문경력관을 만났다.

“전시 홍보물 디자인은 정제된 문구와 유물 이미지, 색감을 최적의 조화로 구성하여 단 한 장의 사각 프레임에 담는 작업입니다. 그만큼 짧은 몇 초의 첫인상이 전시에 대한 호감도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시 홍보물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기 전, 모바일 또는 인쇄물로 포스터를 먼저 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시 홍보물 디자인은 정제된 문구와 유물 이미지, 색감을 최적의 조화로 구성하여 단 한 장의 사각 프레임에 담는 작업입니다. 그만큼 짧은 몇 초의 첫인상이 전시에 대한 호감도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물을 통해 처음 느낀 감성이 전시공간을 찾았을 때에도 똑같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전시 홍보물 디자인 면에서, 주로 옛 유물 및 고화 등을 다루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여타 미술관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을까요?

민간 기업이나 미술관이 상업적인 요소를 아울러 디자인에 적용한다면, 박물관은 국민의 문화향유를 위해 공익적으로 접근하려 합니다. 박물관의 주요 유물에 주안점을 두고 자극적이지 않은 선에서 세련미를 추구하는 것이죠. 민간 미술관의 경우 홍보물 디자인에 있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여 실험적이거나 파격적인 시도를 하려 하지만, 박물관은 대표되는 전시물이 잘 보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함축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직접적인 메시지로 전시의 성격을 오롯이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자인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일련의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시각적 메시지 등에 대해 담당 부서의 의도를 파악하고 충분히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디자인은 서로의 관점과 견해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조율이 신속하게 이뤄질 때도 있고, 시간이 다소 소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로젝트마다 그 기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에게 설득력 있는 콘셉트가 나와야 본 작업이 진행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상설전시, 특별전시와 같이 전시 분류에 따라 홍보물 디자인 특징이 있을까요.

상설전은 호흡이 긴 고정 전시물이기 때문에 박물관 본연의 느낌 즉 기본 톤앤매너를 유지하며 묵직하고 차분한 느낌으로 작업하는 편입니다. 특별전은 이벤트적인 접근으로 상설전보다 강렬한 느낌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가령, 해외교류전의 경우 현지의 작업물을 사전에 참고하여 콘셉트를 유지합니다. 현장에서 자체 폰트를 제작해 영문 제호를 만들었다면, 같은 느낌으로 국문 폰트를 작업하여 활용하는 것이죠.
포스터에 담을 유물 선정에 있어서도 차이를 둡니다. 상설전은 가장 대표되는 주요 유물을 이미지로 활용하지만, 특별전은 유물의 개성적인 측면에 집중해 이미지를 선정하기도 합니다. 재작년에 〈핀란드 디자인 10000년〉 전 포스터를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했는데 하나는 잘 알려진 핀란드의 의자, 하나는 도끼 이미지였습니다. 그중 당시 전시 개막식에 참석한 핀란드 대사로부터 도끼 포스터에 대해 호평을 들었습니다. 핀란드인의 선물 풍습과도 연결된 잘 알려지지 않은 유물이기에 인상 깊었던 듯합니다.

평소 디자인 영감을 어디에서 얻는지요.

미술관 관람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접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연장선에서 현장 업무를 진행하는 CF감독, 사진작가 등 지인들과도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대중이 원하는 요소, 국내외 디자인 흐름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답게 관계자들을 통해 최신 정보를 수집하고 참고하고 있습니다.

최근 ‘비주얼 전시’, ‘인스타그램 전시’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전시 홍보물 디자인을 고려할 때 SNS 상에서 이슈가 될 만한 점도 염두에 두는지 궁금합니다.

메인 포스터가 완성되면 SNS를 비롯해 외부 광고 등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작업들이 있습니다. 저희 디자인팀 역시 모바일을 중심으로 SNS 홍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해당 용도로 활용되도록 추가 작업을 병행합니다. 인쇄물부터 전시 관련 영상클립에 이르기까지 파생되는 작업물의 톤앤매너를 유지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박물관신문』 독자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최근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홍보물 작업을 마치고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 특별전 홍보물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모든 전시가 그렇듯 많은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업하여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방역에 민감한 시국이지만 잠시 박물관에 방문하셔서 여유로운 시간, 힐링을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저희의 디자인 작업물이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이끄는 좋은 미리보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시 및 예약 안내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 전시 및 예약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