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박물관
고대 이집트
세계로의 초대
글. 김왕국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2022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이집트-삶, 죽음, 부활의 이야기〉
2022.03.17 ~ 2022.08.17
국립전주박물관
전시 바로가기

이집트 문명은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로 약 5천 년 전부터 나일 강을 중심으로 상·하 이집트가 통합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이집트 사람들이 거대한 피라미드를 건설하던 때 우리 한반도는 아직 신석기시대에 머물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고대 이집트의 역사와 문화가 얼마나 대단했었는지를 느낄 수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준비한 이번 특별전에는 실제 미이라를 비롯하여 94점의 고대 이집트 문화재가 선보인다. 이 전시는 지방 국립박물관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이집트 관련 전시이다. 전시품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미국 브루클린박물관으로부터 장기대여하여 세계문화관에서 2년 동안 상설로 전시되었던 것으로 국립전주박물관에서는 순회전 성격으로 전시가 열리게 되었다. 특히 전시품을 출품한 미국 브루클린박물관은 세계적으로 이집트 관련 컬렉션으로 손꼽히는 박물관 중 하나이다. 이번 전시는 고대 이집트 사람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들이 그토록 바랐던 부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장은 크게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장 전경

관람객이 처음 마주하는 것은 고대 이집트 신들의 조각상들과 이집트인들의 일상을 알 수 있는 생활용품들이다. 오시리스[Osiris, 죽은 사람의 부활을 심판하는 이집트 최고의 신 중 하나] 조각상은 작지만 뛰어난 균형미를 보인다.도1 죽은 뒤 부활하여 지하세계의 왕이 된 오시리스와 그의 부인 이시스[Isis]의 신화는 이집트 사람들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이다. 또한 토트[Thoth, 지혜·기록의 신]신의 아바타로 여겨지는 ‘따오기의 관’은 마치 현대미술 작품과도 같아 눈길을 사로잡는다.도2 이집트 사람들은 사막의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화장을 했다고 전해지는데, 전시장에서는 지금의 아이라이너와 비슷한 콜[Kohl]을 바르는 화장도구와 미의 여신으로 장식된 거울도 볼 수 있다.

  • 도1. 오시리스 조각상 Osiris 후기 시대, 제26왕조, 19.7x5.4x3.2 cm,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 도2. 따오기의 관(棺) Ibis Coffin 프톨레마이오스 시대, 38.2x55.8x20.2 cm,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다음 공간에서는 이집트의 가장 유명한 파라오 중 한명인 람세스 2세의 조각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도3 람세스 2세는 우리나라의 고구려 장수왕과 비슷하게 70여년에 이르는 오랜 통치 기간과 영토를 넓게 확장했던 왕이다. 또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파라오 조각상들은 매우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있어 지금이라도 당장 말을 할 것만 같다.
다음으로는 부활과 영생이 이집트인들에게 얼마나 간절한 것이었는지를 무덤에서 출토된 여러 가지 물건들을 통해 볼 수 있다. 특히 오시리스의 심판에서 본인의 심장에게 자신의 죄를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주문을 적은 스카라브[Scarab, 풍뎅이나 쇠똥구리 모양을 한 부적의 일종]에서는 부활에 대한 고대 이집트인의 열망이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약 3천 년 전 당시 이집트의 종교적 중심지라고 하는 테베의 지도자라고도 일컬어지던 고위 귀족 파세바카이엔이페트의 관의 화려함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도4

도3. 람세스 2세 새김돌 Ramses II 신왕국, 제19왕조, 람세스 2세 치하, 43.2x38.1x7.6 cm,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도4. 파세바카이엔이페트의 관 Outer Sarcophagus of the Royal Prince, Count of Thebes, Pa-seba-khai-en-ipet 제3중간기, 제21왕조, 94.0x76.8x211.8 cm,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전시장 전경

세 번째 공간에서는 약 5천 년 전부터 시작된 고대 이집트의 역사가 지금까지 상세하게 전해질 수 있었던 이유인 히에로글리프[Hieroglyphics, 신성문자]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여러 가지 비석과 조각상에 새겨진 상형문자들은 그 오래전 이집트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전시장에서는 직접 볼 수 없는 이집트 현지의 다양한 문화재에 대한 영상과 이집트풍의 음악이 전시장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문자와 예술 전시실 전경

마지막 공간은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실제 미이라가 전시되어 있는 방이다. 마치 무덤방으로 들어가는 듯한 통로를 지나 2,700여 년 전 영원한 삶을 살고자 했던 고대 이집트인 토티르테스의 관에서 확인된 실제 미이라와 완벽한 부활을 위한 일종의 기도문이자 컨닝페이퍼와 같은 사자의 서[Book of the Dead]와 마주하게 된다. 미이라는 CT와 X-선 촬영 등 자연과학적 분석 결과 20세 이상의 성인 남성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관은 미이라보다 약 40년 정도 늦게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어떠한 이유로 따로 발견된 미이라와 관이 함께 브루클린박물관에 입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 이집트의 미이라, 파라오, 피라미드 등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리는 지방 국립박물관 최초 이집트 전시에서 직접 고대 이집트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보길 바란다.

무덤방으로 가는 통로
토티르데스의 관과 그 안에서 나온 미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