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의 방
아름다운 전통
한국의 봄,
꽃 피다
글. 편집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24호 궁중채화장 황수로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지천에 꽃이 피는 계절에도 생화를 꺾어 장식하는 것을 금했다. 풀 한 포기 귀하게 여기던 생명 존중의 마음 때문이다. 채화綵花는 궁중에서 꽃을 장식하기 위해 사용하던 장식법이다. 꽃장식뿐 아니라 연희나 의례 등에 사용된 비단이나 모시 등으로 만든 꽃을 의미한다. 존중·평화·장수 등의 상징으로 꽃을 이용하던 궁중 문화의 특징이 엿보인다. 하지만 채화는 현존하는 유물이 거의 없고 희귀하여 당시의 기법을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 몇 백 년 보존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지천에 꽃이 피는 계절에도 생화를 꺾어 장식하는 것을 금했다. 풀 한 포기 귀하게 여기던 생명 존중의 마음 때문이다.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궁중채화를 연구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본 유학 시절 일본 사람들은 자기 국가의 중요 예술로 꽃과 다도를 먼저 자랑하고 그게 세계 유일무이로 일본만의 예술이라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우리나라에도 꽃 문화에 대한 기록이 많고 예부터 큰 관례 때 장식하는 걸 어릴 때부터 봤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증거가 있냐, 작품을 보여줄 수 있냐고 해서 말문이 막혔던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 증조 외조부께서 고종 때 국례부 주사를 하시던 때 황제로부터 받았던 어사화御賜花가 가보로 남아있습니다. 이 어사화를 통해 알려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여러 가지 자료와 사료가 준비되어야 했습니다. 유학을 포기하고 동아대학교 사학과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꽃에 대한 자료를 찾았습니다. 그러다 꽃이 단순한 장식의 의미를 넘어 국가적인 존엄 사상이 담긴 장엄의 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조선왕조의궤朝鮮王朝儀軌를 보면 많은 기록이 나오는데 실제로 남아있는 유물은 한 점도 없습니다. 여러 곳의 박물관을 찾아보았는데 채화에 대해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외가 증조할아버지의 꽃을 기본으로 복원해보는 일이 사라졌던 문화를 다시 알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자료를 통해)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채화는 보기에 아름다울 뿐 아니라, 의미와 예절 등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많은 가치를 담고 있다 들었습니다.

조선왕조의 궁중채화는 단순하게 꽃이 아닌 조선왕조를 상징하는 왕조의 꽃입니다. 이 외에도 채화에는 불교, 도교, 유교 사상이 들어있습니다. 꽃 위에는 신선이 앉아있고 아래는 벌과 나비가 앉아있는데 꽃은 국가를 상징하고 벌과 나비는 왕을 향해 날아드는 백성을 상징합니다. 꽃은 장엄한다는 의미를 떠나 신성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채화가 신비스러운 것이, IOC 세계박물관기획 특별기획전을 할 당시에, 꽃을 외부에 두니 벌과 나비가 날아들었습니다. IOC 위원들이 어떻게 벌과 나비가 사람이 만든 꽃에 날아드냐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재료에 꿀과 송화가루를 사용하고 모두 자연의 향기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꽃을 만들고 장엄하면 정말 벌과 나비가 날아드는 신비스러운 일이 생깁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전통공예 관련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통공예의 한 축을 맡는 채화장으로서 박물관 혹은 전시장에 바라시는 바가 있을까요?

이 질문은 제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국가적인 기관에서 전시하거나 우리 문화를 소개할 때, 공예에 대한 소개가 비교적 적습니다. 공예는 협동작업으로 많은 사람이 정성을 쏟아내는 예술문화입니다. 공예가 대중예술로서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공예예술에 관심을 부탁합니다.

우리에게도 꽃 제작 문화가 있다. 만들어진 꽃임에도 벌과 나비가 날아든다는 신비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4월, 아름다운 전통 한국의 꽃이 여기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