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호부터의
    현장 에세이를 전해 드립니다

    1970년 시작된 이야기
    박물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다

누구나, 모두를 향한 열린 박물관의 길

유형식(前 국립전주박물관장)
『박물관신문』 2000년 6월 1일(통권 346호)

국립박물관은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는 대민 기관이며, 개인과 사회 국가를 돌아보게 하는 여유로운 문화 공간이다. 신록이 짙푸르름을 더하는 이 계절에 전주박물관은 순수한 마음과 해맑은 눈동자를 지닌 어린이들의 방문을 받았다. 소찬에도 만족해하고, DDR같은 작은 문명의 이기에도 한없이 행복해하는 어린 ‘어른의 스승’을 보면서 나는 막힘 없이 탁 트인 수평선과 맑고 고요한 바다를 떠올렸다. ‘소외 계층을 위한 문화 체험 행사’는 우리 박물관의 사업 중에서 가장 작은 부분에 불과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심적 정화로서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21세기의 미래지향적인 국립박물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소외 계층의 문화 향수권 충족을 위한 사업’이 기본 사업의 하나로 자리매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자문해 본다. 교육과 문화 혜택으로부터 격리된 산간 오지와 낙도 주민 이외에도 도시 빈곤층,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노인 등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접근이 보다 절실한 때이다. 이들에게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하는 무한히 열린 문화 공간으로서의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국립박물관의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 관이 이번에 시행한 ‘소외 계층을 위한 문화 체험 행사’는 보다 많은 이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주는 것이며, 이것이 박물관의 기본 소임 중의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지속적이고도 발전적으로 이끌어 나가리라 다짐해 본다.

‘두더지의 辯’은 1970년 『박물관신문』 창간과 함께 수록된 박물관 사람들의 현장 에세이입니다.
본 원고에서는 원문을 현대 표기법에 맞춰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