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읽어드립니다 - 사람
평생의 관람객을 만드는
박물관의 첫인상이 되겠습니다
이태희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관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2005년 개관한 이래로 지난해 전면 개편을 통해 상설전시 <아하! 발견과 공감>을 선보였습니다. 이전의 전시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요?

어린이박물관도 교육·육아 환경에 따라 변화합니다. 개관 당시에는 우리 문화유산에 비중을 두었다면, 달라진 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에 더 비중을 두었습니다. ‘내용’에서 ‘대상’으로 시선이 옮겨간 것이죠.
<아하! 발견과 공감> 전시는 어린이의 정신적·신체적 발달사항을 고려한 다양한 놀이와 체험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관찰하고 만져보고 뛰어놀면서 자연스레 문화유산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고, 문화유산을 매개로 인문학적 소양과 과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 최근 관람객 추이를 반영하여 영유아 코너도 신설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목표는 어린이 관람객을 상설전시관의 문화유산으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잠깐 흥미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지속시키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일반 전시와 달리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전시가 고려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전시 구상 단계에서는 어린이의 눈높이와 재미를 생각합니다. 아무리 유의미한 지식일지라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제대로 전달할 수 없고, 또 그 이전에 재미가 없으면 어린이들이 다가오지도 않으니까요.
구상 다음으로 설계와 시공이 시작되면 그때는 안전을 고려합니다. 어린이에게 무해한 자재를 엄선하고 다칠 위험이 없는 시설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죠. ‘재미’와 ‘안전’ 이 두 가지는 어린이박물관이 항상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본 철칙입니다.

성인으로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전시와 연계프로그램을 기획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연구관님만의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박물관 교육이나 유아 교육을 전공하지 않았는데요. 때문에 관련 전공 공부를 한 동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토론을 통해 생각과 경험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은 저와 동료 그리고 어린이박물관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날 때마다 대형마트의 어린이 코너를 둘러보곤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장난감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장난감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관찰하면서 우리 박물관에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를 얻으려 노력합니다.

체험식 박물관을 지향하는 바, 다양한 체험교구재를 직접 개발도 한다고요.

어린이박물관과에서는 매년 ‘교육상자’라는 어린이 체험교구를 제작합니다. 2019년에는 백제금동대향로, 2020년에는 조선시대 평생도, 그리고 지난해에는 청자를 소재로 교육 상자를 만들었습니다. 교육상자는 전국 어디서나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을 소개하고 또 전시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전국 13개 소속박물관이 참여해 개발하며, 주제가 선정되면 학예연구실의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 내용을 검토하고, 교육 이론과 교육 현장 전문가를 초청해 교재의 효과, 현장의 수요 등을 점검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전성 및 내구성을 확인하는 실험까지 거치고 나면 최종적으로 교육에 활용하게 됩니다.
지난해부터는 교육 상자를 초등학교에 시범 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사의 지도하에 백제금동대향로 모형에 직접 향을 피워보기도 하고, 말을 탄 사람 모양의 토기에 물을 넣어 따라볼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요. 현장 반응이 아주 뜨겁습니다. 아직은 수량이 충분치 않아한 학기에 10개 학급 정도에만 제공하고 있으나, 앞으로 박물관의 ‘보물은행’이 되어 더 많은 학생이 살아있는 역사 수업에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 관람객에게 어린이박물관에서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제가 초등학교 막 입학했을 무렵 할아버지와 박물관에 왔었어요. 전시실에 들어서는데 검고 큰 불상이 저를 내려다보는 겁니다. 어찌나 놀라고 무서웠던지. 아마도 현재 불교조각실에 있는 하남 하사창동 출토 철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웃음) 당시에도 어린이박물관이 있었다면 제가 기억하는 박물관의 첫인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어린이박물관을 방문했던 그리고 앞으로 방문할 어린이 관람객들은 즐겁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박물관을 기억해 주면 좋겠어요. 그 첫인상으로 30년, 50년, 평생토록 박물관과 인연을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마지막으로 〈박물관신문〉 독자 여러분에게 어린이박물관으로 초대의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어린이날이 올해로 100회를 맞이합니다. 어린이박물관은 5월 3일부터 특별전시 <모두가 어린이>를 개최하는데요. 놀이, 선물, 대화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문화유산과 함께 어린이와 가정의 의미를 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5월 5일부터 5월 8일까지 열린마당, 나들길 등 박물관 곳곳에서는 문화행사 '놀며 크는 어린이 함께하는 박물관'이 펼쳐집니다. 전국 소속박물관에서도 펼쳐지는 행사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