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박물관
고대 문명을
싣고 온 사람들
글. 편집팀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 설치현장 스케치
전시 바로가기

마야, 잉카와 함께 아메리카 대륙 3대 문명 가운데 하나로 꼽힌 아스테카는 멕시코의 토착문화이자 아메리카대륙의 주요 문명이었다. 믹틀란테쿠틀리를 소장한 멕시코 템플로 마요르 박물관(Templo Mayor Museum)을 비롯해 독일 린덴박물관, 네덜란드 국립세계문화박물관에서 온 유물 208점이 한·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특별전 개막 일주일 전, 미리 가본 전시 공간은 고요하고도 묵직한 열정으로 하나씩 채워지고 있었다.

본인 소개 및 담당 업무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멕시코 템플로 마요르 박물관에서 보존과학자로 근무하고 있는 마리아 데 루르데스(María de Lourdes)입니다.
이번 전시 프로젝트에서는 호송관으로 참여를 하게 됐습니다. 유물 상태를 점검하며 유물 이동부터 설치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관여하여 안전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감독하는 역할입니다. 유물상태가 취약하거나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주요 유물들이 있기 마련인데, 가령 이번 전시 포스터에 등장하는 믹틀란테쿠틀리 소조상의 경우 설치에만 세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약 열흘 정도 한국에 머무르며 작업하는 일정으로 계획을 세웠는데 한국 팀들을 비롯해 협력이 원활히 잘 이뤄지고 있어 개막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호송관이라는 직업은 단순히 유물을 옮기는 역할로만 단편적으로 이해될 수 있겠습니다. 호송관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국가의 문화재를 다루고 설치하기까지 책임지고 임하는 것이 호송관의 역할입니다. 직접 유물을 다뤄야 하는 만큼 유물의 파손 부분을 예민하고도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전문성이 특히 요구되는 업무입니다. 또한, 서로 다른 문화권과 소통하는 일이 잦다 보니 자국의 문화를 잘 소개하고 대변인으로서 유물이 갖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알리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그 밖에도 설치 작업을 하게 되면 종일 이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인내를 갖고 다른 팀들과 원만하게 협업하여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능력도 중요한 자질로 꼽을 수 있습니다.

한·멕시코 수교 60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내 최초로 열리는 아스테카 문명전입니다.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은 처음 유럽에서 기획됐습니다.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에 이어 한국이 네 번째 전시 장소가 되었습니다. 한국과 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인 만큼 그 중요도와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아스테카 문화를 대표하는 훌륭하고도 중요한 유물들이 다양하게 소개될 예정입니다. 대부분 멕시코 소재 박물관에서 온 유물들인데 몇몇 유물은 유럽 박물관에서 대여하여 함께 선보이게 됐습니다. 이번 전시는 스페인 식민지 이전의 멕시코 역사를 다루면서도 당시 사람들의 실생활을 가늠케 하는 유물들로 구성됩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유물이 있나요.

관람객 입장에서는 상징적으로 고대 아스테카 사람들에게 ‘죽음의 신’으로 불린 믹틀란테쿠틀리가 호기심과 흥미를 돋우는 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물 저마다의 이야기와 가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모든 유물이 각별한 존재입니다.

작업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다국적 팀으로 구성되어 작업하다 보니 언어 소통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각기 영어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작업 단계 단계마다 정확히 이해하고 진행하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만큼 서로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를 안고 작업해 임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만큼 의미 있는 경험이자 도전이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공간 자체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저의 주 업무 영역이기도 한 보존과학부를 관심 있게 둘러봤는데 규모와 기술력에 있어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한국팀의 열정과 뛰어난 전문성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는 데 큰 몫을 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시의 호송관으로서 관람객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구 반대편이라는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멕시코는 한국과 완전히 다른 문화권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느낀 점은 멕시코와 한국이 분명 닮은 부분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두 나라의 다른 듯 닮은 역사의 조각들을 발견하면서 문화의 시야를 넓혀가는 즐거움을 경험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