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읽어드립니다 - 사람
박물관 바깥, 자연과
그것을 다루는 사람에 대하여
최종서 국립중앙박물관 시설관리과

보통 전시실과 전시 내용에 관해서만 이야기되는 박물관에도 살아 숨 쉬는 자연이 있고, 그것을 가꾸고 돌보는 사람이 있다. 전시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계절별로 달리하는 박물관의 얼굴을 소개하는 사람들이자 박물관이라는 공간에 자연과 계절을 담아 보존하는 사람들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특히 외관의 아름다움과 자연적 특징으로 유명한 장소다. 근처의 시민들은 전시를 보기 위한 목적이 아니어도 박물관을 찾는다. 잠깐의 짬을 내어 국립중앙박물관 주변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궁금해 할지도 모른다. 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사람은 누구일까? 누구의 섬세함이 박물관 야외에 편리하고 아름다운 조경으로 전시회를 열어 놓았을까.

국립중앙박물관의 정원의 특징이 궁금합니다. 식재植栽할 식물은 어떤 기준으로 선별되나요?

박물관 정원은 산수정원山水庭園 (12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연의 식생을 보전해 자연스러운 형태로 구성한 숲은 높이가 낮은 식물을 앞쪽에, 키가 큰 식물을 계단식으로 식재하는 다층식재 방식을 유지합니다.
크게 야생화, 관목, 교목喬木 순이죠. 무엇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식물은 모두 우리 수종, 향토 수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친환경, 친생태적으로 유지 관리 되고 있습니다.
건립 당시 식재된 수목(장송)은 전국 각지에서 옮겨온 것으로 지금은 자리를 잡아 도심지 한가운데서 만나는 자연의 어우러짐을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박물관은 매년 야생화 보완 식재를 통해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심산계곡 우리 꽃을 관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되어 오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넓은 부지 안에서 조경은 어느 정도 규모를 차지하며, 또 어떻게 체계화되어 관리 및 운영이 이루어지나요?

188,938㎡(57,150평)의 부지에 8m 이상으로 크게 자라는 나무인 교목은 소나무 등 90종 총 8,420주가 있고, 2m 이내로 키가 작은 관목灌木은 산철쭉 등 58종 총 124,417주가, 야생화로는 구철초 등 150종, 180만 본本(초목 따위를 세는 단위) 식재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대규모의 정원은 시설관리과의 조경 직원 19명이 년/월/주간 및 특별점검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관리계획하에 향토 수종의 특징을 고려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외 휴게시설로는 정자 등 350개소, 그늘막 등 50개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조경 이슈는 무엇인가요?

지난해 충북 보은군으로부터 천연기념물 103호인 속리산 정이품송正二品松의 후계목後繼木(자식나무) 3그루를 분양받아 박물관에 식재하였습니다. 소멸 위험이 큰 천연기념물의 경우 지속 가능한 보존을 위해 DNA 분석과 증식법 연구를 통해 나무를 복제합니다. 전통 수종을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 후계목을 키워 전국에 분양하는데, 박물관이 선정되어서 가져와 심었습니다.

옥외 조경뿐 아니라, 관람환경도 담당하고 계시다 들었습니다.

관람환경은 관람객 휴게시설을 보수하고 신설(실내조경 옥상 조경, 파고라, 안개분수, 수경시설, 그늘막 설치, 휴게 의자)하여 효율적인 관람환경을 조성하는 일입니다.
2014년에 그늘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대나무길은 현재 여러 의미로 유명해진 사례가 되어 다양한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합니다.

최종서 주무관님께서 좋아하는 조경 구역이 있으신가요?
조경과 관람환경의 측면에서 국립중앙박물관만의 매력이 있다면요?

박물관 정원의 핵심인 미르폭포와 미르못을 좋아합니다. 폭포 주변은 심산계곡深山溪谷(깊은 산속의 골짜기)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며, 마음이 차분해져 관람객들뿐만 아니라 저도 좋아하는 명소입니다. 박물관에 오셔서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야생화 정원을 만나고 고즈넉한 장송길과 종각, 석조물 정원 등을 돌아보며 마음의 여유를 느껴본다면 어떨까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산책하며 사색에 빠진다면 서로의 마음을 품을 수 있는 좋은 추억 한 점 남길 수 있을 겁니다.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주변 식물을 살피며 둘러보던 그에게 지금 보는 곳은 잡초가 아니냐고 물었더니 이곳에 심어진 것 어느 하나 아무것도 아닌 게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취나물이나 다른 나물도 꽃을 보기 위해 심어둔 것이니 캐 가면 안 된다며 웃었다. 미르폭포로 가는 길까지 쉴 새 없이 이어지던 조경 이야기는 시냇물이 흐르는 계류천溪流川에서 갑자기 뚝 끊겼다. “어, 여기 터졌나 보다. 흙탕물이 내려와서요. 평소 순찰 및 예찰 활동을 통해 수목 외과수술, 병·해충 방제, 시설물 안전 점검 등을 시행하여 사전 예방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곳이 인공지반이다 보니 시설의 노후로 인해서 가끔 터지기도 하거든요. 잠시 전화 좀 할게요.”

병·해충 예찰 활동 중

“외부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조경팀이 최고라고 인정하는데, 직원들은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가꿔놓은 환경을 관람객들이 누리는 모습을 보라고 합니다. “너무 예쁘다”, “고생 많으세요”, “예쁜 꽃 보여줘서 고맙다” 등 한 마디 듣는 것도 힘이 되죠. 메일로 고맙다는 연락이 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직원들에게 꼭 보여줍니다. 고되더라도 결과물은 그만큼 값진 것이고, 말을 하지 않을 뿐 살아있는 생명을 기르고 가꾸는 우리 일이 참으로 특별한 일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