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박물관
아름다운 바다,
여수麗水의 그 시절을 감상하다
글. 노형신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
국립광주박물관 일곱번째 남도문화전 <여수, 그 시절의 바다>
2022. 5. 2. ~ 8. 15.
국립광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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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바다를 품은 도시

국립광주박물관은 2008년부터 남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남도문화전>을 개최해오고 있다. 올해는 그 일곱 번째로 여수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전시를 마련하였다.
여수麗水는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바다’를 의미한다. 천혜의 자연을 바탕으로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면서 삼국시대에는 바다를 거치는 문화 교류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조선시대에 전라좌수영을 중심으로 남해안 방어의 거점이 되었고,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근거지였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겪은 여러 수난을 극복하고 2012년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전라남도의 대표 도시로 발돋움하였다.

더 가까이 들여다 본 여수

전시는 총 5부로 구성하였다. 각각의 주제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여수의 역사와 문화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으며, 시대별로 보이는 다양한 문화재의 의미를 충실하게 설명하고자 하였다.
1부 ‘넓은 바다와 함께 생동하다’는 신석기시대 조개무지에서 인골과 함께 발견된 각종 생활 도구들과 사람들이 먹고 남긴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는 여수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사냥과 채집으로 삶을 꾸려 나갔음을 보여준다.

1부 신석기시대 전시 전경

2부 ‘큰 돌로 만든 무덤에 소망을 담다’는 여수에서 발견되는 청동기시대 고인돌의 특징과 그 안에서 찾은 유물을 소개한다. 특히 고인돌에서 발견한 유물 중 다른 지역에 비해 수량이 많은 간돌검, 비파형동검과 옥 장신구는 여수 지역에 초기 정치 집단이 있었음을 뜻한다.

2부 청동기시대 전경
고인돌 출토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 청동기시대, 광주67548 등
고인돌 출토 옥管玉·曲玉·丸玉 청동기시대, 광주2778 등

3부 ‘바다를 터전으로 교류의 중심이 되다’에서는 삼국~고려시대 여수 지역에 위치했던 집단의 특징을 보여준다. 여수는 전남 지역에 자리잡고 있던 마한 문화의 바탕에 가야계 요소와 백제 문화 요소가 연이어 나타나는데, 이처럼 여러 문화 요소가 혼재되어 나타나는 양상은 연안항로를 이용한 교역 담당 항구가 여수에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활발한 문화 교류는 고려시대까지 이어져 여수는 중국과 일본을 잇는 국제무역항으로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다.

3부 삼국시대 전시 전경
3부 해양교류 전시 전경
글자를 새긴 병銘文土器 삼국시대, 광주18689

4부 ‘나라를 지키고 문화의 결실을 맺다’는 조선시대 전라좌수영과 휘하 수군진을 살펴보며 전라좌도 해안 방어의 거점이었던 여수를 조명한다. 또한 지역의 대표 사찰인 흥국사의 십육나한도(보물) 등 불교문화재를 전시하여 조선 후기 불교미술의 정수를 소개한다.

4부 여수 흥국사 소장유물 전시 전경
십육나한도十六羅漢圖 조선 1723년, 의겸義謙 등 12명 제작, 보물, 여수 흥국사 소장
호좌수영도湖左水營圖 조선 1847년, 古9920-3,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소장
4부 조선시대 전시 전경
현자총통玄字銃筒 조선 1555년 제작, 보물, 광주2460

5부 ‘시련의 시간을 지나 낭만의 꽃을 피우다’에서는 여수가 근대 이후 고난을 극복하고 최근 낭만을 품은 도시로 발돋움하기까지 거쳐 온 일련의 과정을 설명한다. 여수는 근대 제국주의 열강이 이권을 다투는 장소였고, 일제강점기에는 식민지 수탈의 통로였다. 한국전쟁 전후에는 이념 간의 갈등에 휩쓸리며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쳤다.
이런 어려움을 뛰어넘어 공업화를 이룩하고, 2012년 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전라남도 동부의 중심 도시로 발전했다.

5부 근현대 전시 전경
일제강점기 여수항 전경 유리건판 사진

여수, 그 낭만의 기억

이번 특별전에는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박물관을 찾아올 아이들이 즐겁게 접근할 수 있는 신석기시대 여수 사람의 삶에 대한 애니메이션 영상과 함께 여수 흥국사 항공촬영영상 등 다채로운 영상물을 준비했다. 또한 특별전과 연계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준비하였다. 전시되어 있는 여수 출토 문화재 속 QR코드를 찾고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숨은여수찾기’와 여수 선사시대의 동물과 연계한 오토마타를 만들 수 있는 ‘여수 사파리’, 여수에 대한 감상을 그리고 직접 전시해볼 수 있는 ‘여수 빛그림’ 등은 전시에 대한 흥미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전시기간 중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는 전문가의 특별강연이 총 3차례 준비되어 있어 여수의 역사·문화를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
여수는 이제 과거의 시간을 낭만으로 감싸 안으며 새롭게 빛나고 있다. 이번 전시가 여수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더욱더 나은 미래를 떠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