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박물관
한국 고대 건축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다
글. 양수미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 학예연구사
국립중앙박물관 우리 문화재 국외전시
<한국의 치미, Once Upon a Roof: Vanished Korean Architecture>
2022. 5. 21. ~ 10. 30.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하여 ‘우리 문화재 국외전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2021년에는 네덜란드 프린세스호프 국립도자박물관 <한국, 풍요로운 과거로의 길('21.10.16.-'22.8.21.)>, 독일 훔볼트 포럼 베를린아시아박물관 <동아시아의 문자 문화와 서예-마술, 신화, 그리고 근대의 메타 언어-('21.9.22.-'22.3.13.)> 2건의 특별전이 개최되었고 올해에는 미국과 콜롬비아에서 각각 한국의 고대 건축 문화와 한국 도자기를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舊 프리어&새클러박물관)이 함께 준비한 “한국의 치미 Once Upon a Roof: Vanished Korean Architecture” 특별전은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첫 번째 국외전시로 2022년 5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다. 미국 최초로 한국 고대 장식 기와인 ‘치미鴟尾’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서 한국 전통 건축 문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이번 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국립익산박물관이 소장한 산수문전山水文塼, 치미, 수막새 등 한국 고대 건축 문화와 관련된 유물 20점을 선보인다.

전시 포스터 이미지
전시장 전경
  • 산수무늬벽돌 백제, 부여 외리 절터, 높이 29.3㎝,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본관13972
  • 용무늬벽돌 통일신라, 울산 중산동, 너비 15.6㎝,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경지4655

이 전시는 두 기관의 오랜 협업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지난 2019년에 개최된 두 기관의 첫 번째 공동 기획전 “한국의 불상 Sacred Dedication: A Korean Buddhist Masterpiece” 특별전에 이은 두 번째 전시다. 전시 주제 선정과 기본 구상 과정에서는 2018년 국립부여박물관이 기획한 “치미, 하늘의 소리를 듣다” 특별전으로부터 힘입은 바가 크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한국 고대 건축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로, 비록 고대 건축의 한부분만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지만, 전시를 통해서 서구의 관람객들이 한국 전통 건축의 재료와 기술 그리고 철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기획되었다.

치미,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한국 고대 건축 이야기

치미는 왕궁이나 사찰 등 중요 건축물의 지붕 용마루 양 끝을 장식했던 대형기와를 말한다. 일종의 특수 장식기와로서 지붕 용마루 양 끝을 단단히 고정하는 실용적인 기능을 갖춘 동시에 건물을 아름답게 꾸며 위엄을 더하고 길상吉祥과 벽사辟邪의 상징물로도 쓰였다. 치미의 기원은 중국에서 찾을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4세기 무렵 전래된 이후 삼국, 통일신라,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목조건축의 중요한 요소로서 꾸준히 사용되었다.
전시에는 백제의 위대한 왕실 사찰이었던 미륵사터에서 출토된 치미와 백제 부소산성의 절터에서 출토된 치미, 통일신라시대 월지에서 출토된 치미가 각각의 유적지에서 발견된 아름다운 수막새들과 함께 소개된다. 이 유물들은 지금은 전하지 않는 한국 고대 건축 전통의 아름다움, 뛰어난 공법과 그 규모를 가늠하게 해준다. 전시장에는 유물 외에도 백제 건물 복원 모형, 치미의 기원, 제작 방법, 미륵사의 역사, 최근의 고고학적 발견에 대한 이야기 등 흥미롭고 풍부한 설명 자료와 영상 자료가 제공되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 치미 백제, 부여 부소산 절터, 높이 91.4㎝, 국립부여박물관 소장, 부여1085
  • 치미 백제, 익산 미륵사터, 높이 99㎝, 국립익산박물관 소장, 미륵4949
전시장 전경
전시그래픽-건축 부재 세부 명칭

다양한 대중을 위한 학술대회와 대중 강연

오는 7월 26일에는 이번 전시의 일환으로 “한국 고대 건축의 맥락 Ancient Korean Architecture in Context”라는 주제의 온라인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 학술 행사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연구자들과 미국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한국의 고대 건축과 삼국, 통일신라시대의 기와에 대한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치미의 제작기법과 보존처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9월에는 경주 동궁과 월지, 국립경주박물관 월지관을 오가며 유적과 출토 유물들을 소개하고 실시간으로 관객과 질의응답을 나눌 수 있는 온라인 대중 강연도 계획되어 있다.
모쪼록 이번 전시가 전 세계의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전통 건축이라는 낯선 주제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특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전시장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