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의 방
죽음의 곁을 지키는
우리 문화 속 천사 이야기
글. 편집팀
최병인 한국무형문화유산 목조각 명장

꼭두는 우리나라 전통 장례식에서 사용하는 상여를 장식하는 조각상이며, 죽은 사람의 영혼이 가는 외로운 길을 함께 가는 길동무다. 사람이나 동물 모양으로 만들었고 전문가가 아닐지라도 조금의 손재주를 가진 동네 사람이 만들기도 했기 때문에 남겨진 꼭두는 비율이 맞지 않거나 필요 이상으로 엄격해 보이는 표정도 많다. 현재 전해지는 꼭두는 주로 19세기에서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꼭두새벽’, ‘꼭두배기’, ‘꼭두머리’ 등으로 쓰이고 제일 이른 시간이나 제일 윗부분을 의미했다. 상여의 ‘꼭두’는 일상과 일상을 초월한 시공간을 연결하는 역할, 말하자면 서양의 ‘천사’ 같은 존재였다. 죽은 사람이 홀로 가는 길을 동행하는 길동무이자 산 사람들이 죽은 이에게 보내는 애틋한 마음의 매개체이기도 했다. 상여라는 도구가 죽은 사람의 영혼이 떠나기 전 잠시 머무는 공간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꼭두의 역할은 명확해진다.

꼭두는 인물 꼭두와 동물 꼭두가 있고, 인물 꼭두는 약 10cm 내외의 크기로 다양한 표정을 하고 있다. 사람을 닮았지만 사람이 아니며 길을 안내하거나 망자를 호위해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망자의 시중을 들며 악기와 묘기로 망자를 달랬다. 동물 꼭두는 봉황과 용이 대표적으로 망자의 영혼을 지키고 나쁜 기운을 막는 역할을 했다. 상여 하나에 꼭두의 개수는 정해진 바가 없어 일정하진 않다. 상여를 탄 인물의 집안이나 여건에 따라 많기도 적기도 했으리라 생각된다. 민속박물관에 있는 ‘산청 전주최씨 고령댁 상여山淸全州崔氏高靈宅喪輿’에는 60점 정도, ‘청풍부원군 상여淸風府院君 喪輿’에는 20여 점 정도가 올라가 있다. 저마다 다르지만 아래위 20점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되겠다.

목조각을 시작하신 지 50년입니다. 오랫동안 꼭두를 만들어온 이유는 그저 순수하게 꼭두가 좋아서라고요. 꼭두의 어떤 매력이 명장님을 사로잡은 걸까요?

우리 유물에는 나무로 조각된 인형들이 별로 없습니다. 인형을 집안에 두면 불길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불상을 제외하고 남아있는 나무 인형은 아마 꼭두가 유일합니다. 꼭두는 각 동네의 솜씨 좋은 목수들이 만들곤 했는데, 균형이 맞지 않는 등 다소 조악한 면들이 있죠. 그런데 이게 또 민화처럼 나름대로 멋스러운 운치가 있어요.
역할을 맡은 꼭두들이 각자의 표정을 가지고 상여에 올려져 망자의 길을 함께 걸어갑니다.

‘이런 모양이나 형상으로’라던지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만드시는 꼭두는 어떤 형태, 어떤 성격을 가진 것이 많나요?

딱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지만 맡은 역할은 분명합니다. 더하자면 대부분이 길상 문양을 가졌거나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된 특징입니다. 모두 좋은 의미로 만들어진 것이죠. 저쪽 세상에서도 오래오래 잘 살라는 의미의 천도복숭아나, 염라대왕께 좋은 곳으로 보내 달라는 염원의 명부를 들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해 명장이 열었던 꼭두 개인전 마지막 날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명장은 자신이 만든 꼭두들이 어머니를 보호하고 저승까지 가시는 길을 잘 안내했으면 하고 바랐다.
“우리 조상들은 저쪽 세상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꼭두를 만들수록 나 자신도 저승이란 게 정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두에는 이쪽(이승)에서 못다 이룬 부귀영화를 저승에서 충분히 누리라는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꼭두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평소 우리가 죽음을 끝이자, 어둡고, 무겁고, 무서운 이미지로만 생각했던 게 달라집니다. 새로운 시작, 저승으로 향하는 길이 꼭 무거운 것만은 아니겠다 생각하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