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속에서
Z, 박물관과 만나다
글. 편집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현장학습을 나온 영원중학교 2학년 이민우, 주영웅
전시 바로가기

한가로운 평일 한낮. 박물관 열린마당은 때때로 지나가는 관람객들의 소리가 들리다 끊기길 반복하는 중이다. 문을 열고 으뜸홀 건물에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소리가 터져 나온다. 삼삼오오 모여있는 아이들은 박물관으로 현장학습을 나온 영원중학교 학생들이었다. 이제 막 전시를 둘러보고 나와 잡담을 나누는 중이었다. 이아이들에게 오늘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이민우, 주영웅 군으로부터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따라 중·근세관의 조선실, 대한제국실부터 서화관, 기증관까지 한 번에 쭉 둘러보고 나왔어요.”
두 친구는 먼저 우리나라 역사를 한 번에 두루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에 처음 방문했다는 민우 군은 친절한 해설 프로그램 덕에 전시가 유익했단다.
“책에서만 보고 배웠던 유물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점도 좋았지만, 유물에 담긴 세세한 역사를 하나하나 설명해주셔서 더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국내의 여러 박물관을 다니면서 점차 역사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영웅 군은 무엇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규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다른 박물관은 역사의 특정한 시기나 주제에 한정해 전시를 다루는데, 여기는 우리 역사 전체와 더불어 아시아의 역사 문화까지 아우르고 있잖아요. 그야말로 중앙박물관이라는 이름에 걸맞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역사를 좋아해서 오늘 전시를 재미있게 관람했는데, 역사에 흥미가 없는 친구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만한 전시나 연계 프로그램이 더욱 많아지면 좋겠어요. 현장학습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박물관을 찾아오는 친구들이 늘어날 수 있게요.”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인 두 친구에게는 서화관에서 볼 수 있는 괘불 미디어아트처럼 자신들에게 친숙한 매체를 활용한 전시 방법들이 또래 친구들의 관심을 부르기에 좋았다며 웃었다.

기억에 남는 유물이 있었냐고 묻자 각각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와 임금이 앉는 자리인 ‘어좌御座’를 꼽는다.
“김정호 선생님이 직접 걸어가며 우리나라 전체를 상세하고 정확하게 지도로 만드셨다는 사실이 존경스러웠어요.”
민우 군의 차분한 답변에 이어 영웅 군도 덧붙였다.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가 있는 임금님 자리에 저도 한번 앉아보고 싶더라고요.”
말하는 표정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전시를 보고 나선 문화상품점에도 들렀다는 두 친구에게 눈에 들어왔던 상품은 없었는지 묻자, 영웅 군은 “달항아리 작품이 멋져서 탐나더라고요.”하며 웃어 보였다. 아기자기한 문구류나 화려한 액세서리보다는 담백하게 멋스러운 도자기 한 점을 집에 두고 싶다는 씩씩한 대답이 퍽 멋지게 들렸다.

“관람하면서 배우게 된 것을 부모님이나 다른 친구들과 다시 와서 나누고 싶어요. 오늘 배운 것들을 직접 설명해주면 함께 나눌 얘깃거리가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요? 제가 일일 해설사가 되는 거죠!”
야외 외출이 점차 자유로워지고 있는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이 두 친구에게 소원했던 만남과 대화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는 계기, 우리 역사와 문화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