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읽어드립니다 - 공간
새로운 얼굴의 가야실과 인사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 가야실
글. 최은비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학예연구사
  • 지난해 12월, 선사·고대관 백제실과 함께 가야실이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백제실과 확실한 공간 분리로 가야실을 찾은 관람객들이 온전히 가야 문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간을 바꿨다. 뿐만 아니라 관람 동선 개선, 가시광선 투과율 98~99%의 저반사 유리의 사용, 벽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입체적인 전시 방식, 휴게 공간 마련 등으로 쾌적한 전시 관람 환경을 조성했다.

  • 1F 가야실

가야 토기 문화의 상징

가야실 입구에 들어서면 3점의 가야 토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가야 토기 문화에서 상징적인 유물로, 뚜껑 있는 굽다리 접시와 상형토기이다.
가운데 놓인 굽다리 접시는 금관가야의 중심지인 김해 대성동 유적에서 출토된 것으로, 가야 토기의 곡선적인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1,000-1,200℃의 고온에서 소성되어 토기 겉면에 형성된 자연유는 마치 도자기와 같은 느낌을 준다. 굽다리 접시 양옆에 놓인 토기는 가야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상형토기로, 생동감 있게 빚어진 말과 사슴 모양의 장식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 뚜껑 있는 굽다리 접시 有蓋高杯 4-5세기, 전체 높이 18.0cm, 경남 김해 대성동
  • 뿔잔角杯 5-6세기, 높이 24.4cm, 신수6700

쇠鐵를 부리는 가야의 무사

풍부한 철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가야 군사력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가야 무사의 무기고武器庫를 연상시키는 이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시각적으로 압도감을 선사한다. 철갑옷으로 무장한 가야 무사가 마치 눈앞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관람객 시선 높이에 맞춰 연출했다. 갑옷 왼쪽에는 칼, 창, 화살촉과 같은 가야 무기를, 오른쪽에는 말띠드리개, 발걸이, 말방울 등 여러 가지 말갖춤들을 전시하여 위압감을 배가시켰다. 특히 진열장 가장 중앙에 놓인 용·봉황장식 고리자루 큰 칼은 가야 지배자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금과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되어 가야 최고 지배자의 권위를 드러내고 있다.

  • 용·봉황장식 고리자루 큰 칼龍鳳文環頭大刀 5세기, 길이 82.6cm, 보물, 경남 합천 옥전
  • 투구 冑 4-5세기, 높이 43.5cm, 경남 김해 양동리, 김해50881
  • 판갑옷 板甲 4-5세기, 높이 61.5cm, 경남 김해 양동리, 김해50882

다채로운 문화의 발전

지역별로 다채로운 문화를 발전시켰던 가야의 모습은 미디어 테이블과 약 15m에 달하는 대형 토기 진열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미디어 테이블에서는 앞서 소개한 가야 갑옷 문화뿐만 아니라 전시실에서는 알 수 없는 가야 고분 문화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금관가야, 아라가야, 대가야, 소가야의 각각 특징 있는 고분 문화를 사진과 그림으로 소개한다.
가야실 한편을 가득 채운 대형 토기 진열장은 바닥부터 진열대 위, 벽면까지 모두 활용하여 최대한 다양한 종류의 가야 토기들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굽다리 접시부터 긴목 항아리, 각종 그릇 받침까지 각 종류별 토기 속에서 다양한 형태를 뽐내는 모습을 통해 개성 있는 가야 토기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가야실 한편에는 이러한 가야 토기 문화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그릇 받침 모양의 촉각패널을 조성하였다.
대형 토기 진열장과 촉각패널 사이에는 가야의 세련된 장신구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앞면에는 화려한 금속 귀걸이, 반지, 허리띠 등이, 뒷면에는 소박하지만 다채로운 색상을 지닌 구슬 목걸이들이 전시되어 있다.
진열대 가장 위에는 가야의 관을 전시하여 뛰어난 가야의 금속공예 기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 바리모양 그릇 받침 鉢形器臺 4-5세기, 높이 47.0cm, 경남 김해 대성동
  • 원통모양 그릇 받침 筒形器臺 5-6세기, 높이 61.0cm, 경북 고령 본관동, 고령5305
  • 금동관金銅冠 5세기, 높이 19.5cm, 보물, 경북 고령 지산동
  • 금귀걸이 金製耳飾 5-6세기, 길이 8.7cm, 경남 합천 옥전

새롭게 조성된 휴게 공간

전시 공간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관람객들을 위한 휴게 공간을 새롭게 마련하였다. 긴 원목 의자에 앉으면 맞은편 커다란 창문 너머 야외 정원이 보인다. 긴 시간동안 전시실을 거쳐 온 관람객들의 피로를 덜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새롭게 바뀐 가야실로 다채로운 가야 문화를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