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의 시간 - 여기, 박물관
삶 속에 스며든 금속,
금속으로 꽃피운 예술
글. 김동완 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사
국립청주박물관 특별전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
2022. 5. 31. ~ 8. 28.
국립청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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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주박물관은 국립김해박물관, 삼성문화재단과 공동으로 2022년 5월 31일(화)부터 8월 28일(일)까지 특별전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를 개최하였다.
이번 특별전은 2021년 10월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호암미술관에서 개최한 특별전의 주제와 전시품을 기반으로 국립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의 주요 금속문화재를 추가하여 보다 새롭고 풍성하게 구성하였다. 이번 전시를 위해 삼성문화재단에서는 총 45점을 출품하였으며, 국보(4점)와 보물(1점)을 포함하여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전시품이 외부에 출품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주요 전시품은 한국식 동검과 청동창, 서봉총 금관, 양산 금조총 금귀걸이, 은입사 구름·용무늬 향완, 은입사 봉황무늬 합, 용두보당, 구름·용무늬 운판 등 국보 4점, 보물 3점을 포함한 금속문화재와 현대작가의 작품 등 과거부터 현대까지 이르는 수준 높은 금속미술품을 소개하였다.
야금은 불로 금속을 다루는 모든 과정과 그 결과물을 말한다. 인류 역사에 금속이 등장하면서 인간의 삶은 크게 변화하였다. 인간은 금속을 통해 사회의 수많은 변화를 이끌었다. 그리고 지혜와 감성을 더하여 영원불멸의 예술품을 만들어냈다. 야금은 국립청주박물관 브랜드인 금속문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지난 1월 금속문화를 주제로 상설전시실을 개편하고, 그에 맞추어 이번 특별전을 준비했다.

전시는 크게 4부로 구성된다. ‘1부 자연自然: 상징과 제의祭儀’에서는 인류 최초의 합금合金인 청동으로 만든 기물을 소개하였다. 합금을 통한 청동은 자연에서는 얻을 수 없는 물질로, 야금은 자연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지혜와 노력에서 비롯되었다. 선사시대 대표적 청동기靑銅器인 잔무늬 거울, 한국식 동검 등이 전시되는데 이러한 청동기는 당시 ‘자연’이라는 절대적 존재와 교감하는 지배자와 그 초월적 힘을 상징하는 의식구儀式具로서 의미가 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야금 문화의 시작과 발달을 알려주고 있다.

  • 한국식 동검과 청동창細形銅劍·銅鉾 삼한, 길이 32.2cm,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국보
  • 금귀걸이金製耳飾 삼국, 길이 9.4cm, 국립김해박물관, 보물
  • 은입사 구름·용무늬 향완靑銅銀入絲雲龍文香垸 고려, 높이 38.1cm,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국보

‘2부 왕王: 권력과 국가’에서는 야금 문화가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장신구와 무구武具를 전시하였다. 금관, 금귀걸이, 금동관모, 철갑옷, 고리자루큰칼 등 왕이나 지배자의 권력을 상징하는 문화재를 통해 고대국가의 권위와 영화榮華를 느낄 수 있다. 금, 금동 등 재질에 따라 사용자의 신분을 알 수 있고, 누금세공법鏤金細工法 등 당시 정교한 금속 가공 기술도 엿볼 수 있다. 고대 국가의 발전에는 철이라는 금속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철로 만든 도구로 생산력이 증대되어 국가가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며, 이웃 나라와의 교역품으로 전쟁에서 강력한 무기로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야금으로 발현된 고대국가의 유산은 우리나라 야금 문화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당시 야금이 지닌 절대적 위상을 보여준다.

2부 왕王: 권력과 국가
서봉총 금관과 허리띠瑞鳳塚 金冠·金製銙帶 삼국, 높이 35.0cm(금관), 본관14319, 길이 120.0cm(금허리띠), 국립중앙박물관, 보물

‘3부 신神: 부처와 불법佛法’에서는 금속으로 만든 불보살상佛菩薩像과 향완, 운판 등 불교 예배와 의식에 사용된 불교공예품을 전시하였다. 이 시대의 야금은 부처의 모습을 표현하거나 다양한 공양구를 통해 불법이 전파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불교는 통치이념을 초월해 사람들의 염원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의 안식처로 자리매김하였다. 따라서 종교적 믿음을 바탕으로 최고의 재료와 기술로 제작된 불교미술품은 각 시대 문화와 예술을 대표하는 정수精髓가 되었다.
우리나라 야금 문화 역시 이러한 불교미술 전통 속에서 다채롭고 격조 있는 전통을 세우고 널리 퍼져나갔다.

3부 신神: 부처와 불법佛法

‘4부 인간人: 삶과 예술’에서는 토수(吐首: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추녀 끝에 끼우는 기와), 거울 등 금속이 건축 부재, 생활용품으로 사용된 모습과 현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과거 특정한 계층, 특수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지고 사용된 금속은 차츰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여기에 인간의 감성을 더해 예술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전시품에서 야금의 지혜와 예술성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 용두보당金銅龍頭寶幢 고려, 높이 104.3cm,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국보
  • 용두토수金銅龍頭吐首 고려, 높이 30.5cm,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보물
4부 인간人: 삶과 예술

전시장 곳곳에는 관람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끌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청동검에 숨어 있는 오리를 찾아라!’, ‘거울? 얼굴이 안 보이네요.’, ‘금관? 금관!’, ‘방탄소년단? 가야 장수!’, ‘철불,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토수, 용이 왜 지붕에?’ 등 전시를 찾은 관람객에게 전시품 속에 담긴 재미있는 의미나 전시 의도를 소개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속 야금의 여정을 살펴볼 수 있다. 야금은 절대적 존재의 힘, 지배자의 권위, 종교와 신앙이라는 상징을 금속으로 구현했다. 그리고 점점 생활용품, 장신구, 건축 부재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세련되고 다양한 금속문화재 속에서 옛사람들은 야금을 통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야금으로 현재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은 무엇일지 살펴볼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번 전시는 올해 9월 공동주최 기관인 국립김해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