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의 시간 - 여기, 박물관
한국 청동기문화 속
명품을 소개하다
글. 최은비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학예연구사
2022년 한·중·일 공동기획 특별전 〈동방길금,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
2022. 7. 26. - 10. 9.
중국 국가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중국 국가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함께 2년마다 국립박물관장회의를 개최하여 상호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이 회의와 연계하여 3국이 공동으로 기획한 전시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중국 국가박물관을 무대로 하여 특별전을 선보인다. ‘청동기’를 주제로 한 이번 특별전 〈동방길금,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은 한·중·일 3국의 특색 있는 청동 예기문화를 소개한다.

전시실 전경 ©중국 국가박물관
  • 일본 유물 鼉⿓鏡 전시 모습
  • 중국 유물 蔡侯甬钟 전시모습
  • 전시 포스터
  • 전시실 전경
  • 동제은상감정병 전시 모습
  • 천흥사명 동종 전시 모습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중국의 청동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초왕정楚王鼎, 채후신정蔡侯申鼎 등 주나라 때 사용되었던 청동 예기 10여 점을 한데 모아 소개한다. 2부는 한국의 청동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한국식동검, 청동방울, 청동종 등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별 대표적인 청동유물 15점을 전시한다. 마지막으로 3부는 일본의 청동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청동방울, 바람개비모양 청동기 등 고분시대 청동 유물 10여 점을 전시하며 마무리된다.
한국에서 출품된 전시품들은 국립광주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청동 유물들로, 중국·일본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한국 청동기문화만의 특징을 잘 담고 있다. 그중 화순 대곡리 유적에서 출토된 한국식동검은 만주, 한반도, 일본 규슈지역에 걸쳐 출토되는 청동 유물이다.
비파형동검과 유사하지만 결입부(抉入部, 날에 있는 약간 움푹한 부분)가 있어 한국식동검만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 청동용무늬수반銅製銀象嵌水盤 고려, 지름 77.6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덕수1724
  • 한국식 동검韓國式銅劍 청동기시대, 화순 대곡리 유적, 길이 31.3cm,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광주2000

또한 함평 초포리 유적에서 일괄로 출토된 청동거울과 청동방울들을 함께 전시한다. 청동거울은 윗면에 세밀한 문양을 넣은 것으로, 한국식동검과 함께 한반도를 중심으로 출토되며 교류를 통해 일본에까지 전해진다. 청동방울은 청동거울과 마찬가지로 표면에 빗금이나 점선과 같은 기하학적인 문양이 장식되어 있는데, 이들 모두 제사장 또는 지배 계급이 주술적인 의식을 행할 때 사용했던 도구로 생각된다.
창원 다호리 1호 무덤에서 출토된 청동검과 칼집은 원삼국시대 가장 대표적인 무덤과 유물이다. 통나무 목관 아래 별도의 껴묻거리 공간에서 출토되었다. 청동검은 폭이 좁은 한국식동검이며 칼집은 나무와 청동으로 만들고 옻칠을 하였다. 낙랑의 칠기와는 달리 바탕칠을 하지 않고 나무 표면에 바로 옻칠을 하여 다호리 집단만의 독자적인 칠기 제작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잔무늬 거울精文鏡 청동기시대, 함평 초포리 유적, 지름 15.6cm,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광주1841
  • 장대투겁 방울靑銅竿頭鈴 청동기시대, 함평 초포리 유적, 높이 14.3cm,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광주1833
  • 칠이 된 청동 칼집漆鞘銅劍 원삼국시대, 창원 다호리 유적, 길이 61.1cm, 국립김해박물관 소장, 김해79816

고려·조선시대 불교 의식과 관련된 각종 청동 의기들도 전시된다. 사리를 넣거나 함께 봉안하는 용도로 사용된 청동소탑, 불교 관불의식灌佛儀式에 사용된 청동대야, 공양구로 사용된 청동정병 등과 함께 국보로 지정된 천흥사天興寺 범종이 전시된다. 청주 사뇌사에서 발견된 불교 의식구들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그 중 하나인 청동금고에는 옆면에 명문이 적혀 있어 언제, 누가, 무엇을 위해 이를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불교 의식구의 표면에는 은입사로 문양이 장식되어 있어 당시 고려의 우수했던 금속 공예기술을 엿볼 수 있다.

  • 청동 정병銅製銀象嵌淨甁 고려, 높이 37.8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덕수3772
  • ‘천흥사’ 종 ‘天興寺’銘 靑銅 梵鍾 고려, 높이 174.2cm, 국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덕수2445

이번 공동기획 특별전은 한·중·일 세 박물관의 협력 관계를 한층 더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중·일 3국 청동기문화의 예술성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유익한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