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속에서
유물에서 예술품으로 학습에서 감상으로
글. 편집팀
박물관을 교육의 장으로 삼는 불당고등학교 윤외욱 선생님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일반 관람객뿐 아니라 학교나 기관에서 단체 관람을 나온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고등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는 윤외욱 씨도 그중 하나다. 이미 여름방학이 시작된 7월 중순, 1학년생 30여 명을 이끌고 천안에서부터 왔다는 그로부터 이번 답사와 박물관에 대해 물었다.

현장 답사로 국립중앙박물관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박물관은 학생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교육 장소예요, 특히나 이번 답사는 역사에만 국한하지 않고, 예술과 문학까지 교과 융합적 측면을 고려해 마련한 프로그램인데요.
유물보다는 예술 작품으로서 전시품을 바라보고 거기에 얽힌 역사적 스토리텔링과 개인의 감상을 에세이로 써보도록 할 겁니다.

책에 아무리 잘 다뤄져 있다 해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것이야말로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박물관이 그야말로 ‘살아있는 교과서’라고 말한다. 그가 직접 기획했다는 이번 답사에서 살펴보기로 한 전시는 〈아스테카〉 특별전과 ‘사유의 방’이다. 먼저 〈아스테카〉는 흔히 아는 세계 4대 문명(황하·메소포타미아·인더스·이집트) 외의 문명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을 답사 이유로 들었다.
“평소 학교 선생님들과의 커뮤니티를 통해서 전시 정보를 공유하는 편이에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은 교육용으로도 훌륭한 전시가 많아서 자주 언급됩니다. 〈아스테카〉전은 교과과정에서 중요시 다뤄지는 큰 맥락을 벗어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받아들이는 포용과 이해의 폭을 넓히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전시된 ‘사유의 방’은 개인적으로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 깊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답사로 이어졌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자, 가정에서는 아빠 그리고 가장으로 지내며 저도 모르게 고충이 많이 쌓였더라고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차에 사유의 방에서 마주한 미륵보살의 온화한 미소는 깊은 위안과 평안을 안겨주었습니다.”
윤외욱 씨에게 반가사유상은 유물이기 이전에 하나의 위대한 예술품으로 다가왔다. 자신이 얻은 깨달음처럼 학생들도 작품을 ‘외우지’ 않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던 것이 이번 답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 중 하나다.

이번 답사의 취지와 장소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답사를 오기 전에 아이들에게 ‘사유의 방’을 보고 온 후기를 들려준 적이 있었는데요. 다들 표정에 물음표가 한가득이더라고요.
‘오래된 조각상에서 그 정도 감상을 느낄 수 있다고?’, ‘직접 가서 볼 정도로 대단한 점이 있나?’, ‘교과서에 나온 게 다가 아니라고?’ 하는 눈초리로 말이죠. 얘기를 다 듣고 나선 제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더니 자기도 경험해보고 싶다고 답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손을 들었습니다.

왜 이것을 만들었는지, 왜 이런 모양을 하고 있는지, 왜 이 방법으로 구현했는지 등등. 윤외욱 씨는 학생들에게 바로 그 ‘왜?’를 품게 하는 데부터 교육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호기심과 흥미가 꼬리 물듯 이어지고 하나의 정답보다는 자신만의 생각을 도출해내는 게 무엇보다 이번 답사에서 얻었으면 하는 바다.

마지막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답사를 가기 전에 학생들이 미리 관람할 전시나 유물에 대해 미리 공부할 수 있도록 사전교육이 이루어지는데요. 이를 위한 교수학습자료가 마련되면 정말 좋겠어요. 박물관 누리집을 찾아보니 대개 어린이용 교육 자료더라고요. 청소년을 위한 자료도 보강이 되면 앞으로 박물관을 통한 역사, 인문 교육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답사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2시간여의 관람 시간이 학생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으뜸홀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면서 학교가 잠시 쉬어가는 방학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함께 박물관을 찾아온 한 교육자의 마음을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