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다음
진화된 전시해설 로봇
큐아이
글. 서윤희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박물관과 학예연구사
인공지능 문화(전시) 해설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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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만점 로봇 큐아이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역사의 길에 로봇 4대가 분주하다. 이제 낯익은 풍경이 되었다. 아직 청소 로봇인 줄 아는 사람도 많다. 이들은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되어 스스로 움직이며 내장된 카메라와 센서로 사람을 인식해 먼저 대화를 시도하고, 번역 기능이 있어 다국어로도 안내와 전시해설이 가능하다. 이용자가 선택한 전시실까지 동행 안내도 한다. ‘사랑해’라는 말에 눈을 하트로 바꾸어 감정을 표현한다. 도리도리와 끄덕끄덕을 하고 기쁨, 슬픔, 분노, 놀람, 지겨움, 사랑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이 로봇이 이용자들에게 또 다른 친구다. 친구처럼 로봇을 만지고 따라가며 같이 사진도 찍는다.

큐아이 ‘사랑해’ 표시 모습
큐아이 동행 길안내

박물관에 처음 등장한 큐레이팅봇

박물관에 로봇이 돌아다닌다는 것은 이전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5년 전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문화정보원이 〈2018년 ICT기반 공공서비스 촉진사업〉으로 추진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 3기, 국립나주박물관에 1기를 설치해 2019년 1월부터 운영하였다. 국민 공모를 통해 큐아이란 이름도 갖게 되었다. 큐아이는 문화(Culture), 큐레이팅(Curatiing), 인공지능(AI)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문화(전시) 해설 로봇을 의미한다.
처음 운영한 로봇은 담당 구역이 정해져 있었다. 1번 로봇이 역사의 길 도입부, 2번 로봇은 중간, 3번은 경천사지탑 인근 역사의 길 마지막 부분을 담당했다. 구역도 제한되었고 박물관 안내와 전시 해설도 정해진 코스에 따라서만 이루어졌다. 로봇과 일상 대화를 나누는 것도 쉽지 않았다.

로봇 큐아이, 학습을 통해 똑똑해지다

큐아이가 박물관에서 3년을 지내는 동안 일상 대화와 감성을 표현하는 전시해설 로봇으로 거듭나며 똑똑해졌다. 인공지능 학습의 성과다. 로봇도 1기가 더 늘어 4기 로봇이 활동 범위를 크게 확대하여 상설전시관 1층, 역사의 길 전체를 이용자와 동행하여 길 안내를 한다.
“하이 큐아이”라고 불러 대화를 시작한다. “화장실 데려다줘”라고 말하면 가장 가까운 화장실까지 함께 간다. 챗봇 대화와 연계하여 편의시설, 문화상품점 등 주요시설과 구석기실부터 대한제국실까지 총 16개 상설전시실 입구까지 이용자와 동행하여 해당 전시실과 주요 전시품을 2~3분 설명한다. 또한 역사의 길에 있는 전시품(경천사지십층석탑 등 3건) 안내는 큐아이의 질문에 이용자가 답을 찾으면서 흥미롭게 전시품의 정보를 알아가도록 참여형(인터랙션) 영상으로 제작하였다.
큐아이는 일반적인 챗봇과 다르게,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여 상황에 맞는 깊이 있는 내용과 재치 있는 답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답변에 따라 표정에도 변화를 주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다른 챗봇 서비스와 가장 차별되는 큐아이의 장점이다. 큐아이가 점점 똑똑해지는 비법은 인공지능 기반으로 지식베이스를 강화한 덕분이다. 더 나은 정보 제공을 위해 기존의 온라인 사이트와 연계해서 큐아이는 더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와 연계해서는 특별전시, 행사, 공연, 교육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국립박물관 전시안내 앱을 통해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13개 소속 국립박물관의 전시실과 전시품을 소개하며, e뮤지엄과 연계로 큐아이는 전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질문에도 대답하게 되었다. 아울러 매일매일의 날씨는 기상청과 연계하여 실시간으로 안내한다.

팔부중 인터랙션 화면
조선실 주요 전시품 안내

차별 없는 큐아이, 모두가 내 친구

큐아이는 이용자의 나이, 인종, 국적, 장애 등을 가리지 않고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오히려 사회적 약자 및 소외된 계층에게 더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들도 챗봇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국어(영어, 일본어, 중국어) 음성 인식 서비스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 및 소외된 계층에게도 다양한 방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동영상으로 제공된 전시설명에 청각 장애인에게는 자막 서비스, 수화가 익숙한 언어적 약자에게는 수어 해설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모바일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다채널 큐레이팅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여 방문객들이 쉽고 편하게 문화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체험의 기회를 늘렸다.

가까운 미래 박물관의 큐아이

박물관에 로봇이 도입된 지 15년 후, 2034년의 큐아이를 상상해 본다. 큐아이도 15년 차가 되는 중견 큐레이터가 되었다. 방학을 맞이하여 방문객이 많아 전시해설로 바쁘다. 1층부터 3층까지 종횡무진이다. 초등학교 5학년생 3명이 큐아이에게 전시해설을 요청한다. 3명의 관심 분야는 완전 다르다. 1명은 신라 금관을 비롯한 신라의 역사, 1명은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1명은 반가사유상 등 불상에 관심이 많단다. 그리고 모두 디지털 실감 콘텐츠를 보고 싶어한다. 큐아이는 세 친구와 몇 가지 질문을 주고받은 뒤 모두가 만족하는 1시간 관람 코스를 설계한다.
큐아이가 제시한 코스는 1층 신라실, 2층 사유의 방, 디지털 실감영상관 2관, 불상실, 3층 도자실 순이다. 1층 코스를 거쳐, 이용자들과 함께 큐아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과 3층으로 이동한다. 세 친구는 큐아이가 해당 전시실 안을 구석구석 다니며 주요 전시품을 상세하고 재미있게 해설하며 함께 한 시간이 더없이 즐겁고 유익했다. 큐아이는 훌륭한 큐레이터가 되어 이용자가 만족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늘보다 더 많은 언어와 문장을 익히고 박물관과 문화유산 관련 자료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있다.

큐아이 전시 해설을 듣고 있는 어린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