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속에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다고 믿어요
글. 편집팀
타냐(Tania)와 피에르(Pierre)

코로나19로 한동안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박물관에도 외국인 방문객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들에게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있을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 혹은 서울에서의 추천 여행지, 어쩌면 BTS가 공연을 펼쳤던 장소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바다 건너 한국으로, 한국 안에서도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당도한 이들이 박물관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지 궁금해졌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어떻게 찾아오게 되었나요?

타냐: 저는 프랑스의 그르노블 공과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데요. 고려대학교의 국제하계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한국에 오게 되었어요. 다양한 한국 체험에 푹 빠져 지내고 있는데요, 한국 친구들이 추천해준 곳 중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있었어요.
피에르: 새로운 문화를 경험해보기를 좋아하는데, 친구인 타냐의 제안으로 같이 오게 되었어요. 현재 한국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고 국립중앙박물관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타냐: 저는 세 번째 방문이에요. 하루 만에 전부 둘러보기에는 전시 규모가 워낙 방대해서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찬찬히, 자세히 둘러보고 싶어서 며칠에 걸쳐 오게 되었어요.

둘러보니 어떤가요? 기억에 남는 전시나 장소가 있는지 궁금해요.

타냐: 실감영상관과 미디어아트를 이용한 전시 공간이 인상 깊었어요. 최신 기술을 활용하니까 작품이 완전히 새롭게 다가오고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박물관의 전시 수준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도 재미있었어요. 유명한 아트컬렉터가 수집한 작품이 그렇게 많고 다양하다는 점이 놀랍기도 하고, 그중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작품들이 이목을 끌었습니다.
피에르: 타냐가 얘기한 전시들도 좋았지만 저는 ‛사유의 방’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차분하고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만난 반가사유상은 유리관 안에 전시된 유물을 볼 때와는 또 다른 감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조각상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면서 명상하듯 마음이 평온해지는 걸 느꼈어요.

박물관에는 외국인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여러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는데요, 혹시 이용해보신 서비스가 있나요?

타냐: 좋은 작품은 별다른 설명 없이도 그 아름다움과 위대함이 느껴지잖아요. 그건 국가와 문화를 뛰어넘어서도 통한다고 생각해요. 우선은 작품 자체로 감상해보고, 후에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면 브로슈어나 외국어 해설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피에르: 저도 공감해요. 세부 정보를 알아보기 전에 그냥 전시를 한번 쭉 둘러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당장 여기가 어떤 공간이고 무엇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지 정보에 치중하다 보면 오히려 감상에 집중하기 어려워서요. 전시뿐만 아니라 박물관이라는 공간 전체가 가진 품위 있는 분위기와 아름다운 인테리어까지도 여유를 갖고 충분히 즐긴다면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지 않을까요?

만일 주위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소개한다면, 누구에게 어떤 점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타냐: 프랑스에 있는 우리 가족이요. 특히 어머니가 다른 나라의 문화에 관심이 많으시거든요. 한국의 유구한 역사가 담긴 아름다운 유물들을 보신다면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언젠가 가족과 함께 한국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에 다시 찾아올 기회가 생기면 좋겠어요.
피에르: 여자친구랑 오고 싶어요. 박물관에서의 데이트가 색다를 것도 같고, 제가 여기서 본 전시를 여자친구는 어떻게 볼지 궁금하네요. 서로 감상을 나눠보고 싶어요.

한국에 찾아올,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찾아올 외국인 여러분께 한마디 남겨주세요.

타냐: 한국, 서울에는 홍대, 명동, 이태원 등 유명한 현대 관광지도 많지만 오랜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전시 공간도 많답니다. 한국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국립중앙박물관에 꼭 방문하길 바랍니다.
피에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의 과거와 오늘을 만나보세요. 머리로 알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느껴보세요.